[대인관계 고민해결]피드백을 받을 때마다 심장이 벌렁거리는 사람


팀장님이 나를 못 믿는 것 같다. 


케이스1: 컨펌받으러 가면 별다른 대책이나 조언 없이 컨펌을 보류하거나 반대한다.
케이스2: 내 업무를 팀원과 나누거나 상의하도록 한다.
케이스3: 내가 말할 때마다 표정이 굳고, 한숨 섞인 말투다.


어느덧 3년 차가 되어 업무 범위가 정말 많이 늘어났다. 실무로 해야 하는 것도 물론 많은데, 관리나 총괄을 해야 하는 분야도 생겼다. 어느 정도 성장을 해나가고, 회사에 필요한 사람이 되어간다는 생각에 보람차기도 하다. 그러나 부담감도 있고, 가끔은 내가 다 해낼 수 있을지 불안하기도 하다. 해야 할 일은 해야 하니 어떻게든 여러 일을 해내가며 이번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뽑아 팀장님께 컨펌을 받으러 갔다.


“흠.. 좀 더 독특한 거 없을까요? 제가 지금 시간이 없어서 은진님과 한 번 논의해 보고 말해줄래요?” 


또.. 보류.. 또 수정.. 정확한 피드백 없이 같은 팀원인 은진님과 논의를 해보라니 조금 무책임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은진님에게 갔다.


“은진님 혹시 시간 괜찮으세요? 논의 드릴 게 있어서요!”

“네 괜찮아요! 무슨 일이세요?”

“제 기획안 좀 한 번 봐주실 수 있을까요? 팀장님께 컨펌받기 전에 은진님께 피드백 받아보라고 하셔서요. 좀 더 독특한 느낌을 원하시는 것 같아요.”

“아 잠시만요. 음..기획 의도가 잘 표현이 안 된 것 같아요. 이 부분만 좀 수정해서 한 번 보여드려 보는 건 어떨까요?”

“그런가요? 알겠습니다. 좀 더 수정해서 보여드려야겠어요. 감사합니다!”


은진님이 말해준 부분을 수정해서 다시 컨펌을 받으러 갔다.


“은진님께 논의 드려서 조금 수정해 보았습니다.”

“오, 네 좋아요. 이런 느낌이 훨씬 좋네요. 진행하죠.”


수정한 것이 바로 컨펌이 났지만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수정한 부분이 엄청 많지도 않았고, 이렇게 간단한 부분이 문제였다면 나에게 바로 피드백을 줄 수도 있던 거 아닌가? 은진님께 논의를 부탁드리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내가 이해를 잘 못할 것 같았나..? 곱씹어서 생각하다 보니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내 업무가 탐탁지 않아서 컨펌과 피드백을 보류했던 것 같아 기분도 상했다. 내 능력이나 노력이 인정받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에 고민이 많아졌다. 이런 생각까지 들게 하는 회사면 나랑 정말 안 맞는 게 아닌가? 아니면 진짜 내가 실력이 없는 건가? 만약 회사를 나가야 한다면 뭐해 먹고살아야 하지? 이러저러한 생각과 고민에 빠져 요즘은 잠도 제대로 못 잤다. 팀장님을 보고, 회의를 하고, 컨펌을 받을 때마다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특히 피드백을 받아야 할 때마다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다.

 

오늘 회의 시간에는 은진님이 피드백을 받았다. 썩 좋지 않은 피드백이고, 내가 들었다면 또 주눅 들었을 법 한 피드백이었다. 그런데 회의가 끝나고 은진님이 바로 수정해 컨펌받으러 가는 것을 보았다. ‘어떻게 저렇게 빨리 회복할 수 있지?’라는 의문을 가진 채 업무를 하다, 점심시간에 은진님과 커피타임을 가지며 여쭤보았다.


“은진님 아까 그 피드백 좀 심하셨던 거 같은데, 괜찮으세요?”

“아,, 뭐 네. 괜찮아요!”

“우와.. 어떻게 그렇게 피드백을 들어도 괜찮은 거예요?? 늘 궁금했어요. 저는 피드백 들을 일만 생겨도 심장이 벌렁거리더라고요.”

“음.. 사실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늘 피드백 앞에서 작아지고, 자책하고 그랬던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그런 제 모습이 너무 답답하더라고요. 피드백을 받지 않는 회사 생활은 있을 수 없고, 생각해 보니 피드백을 들어서 결국 발전되고 더 좋은 결과를 만든 적도 많고요. 그럼 잘 소화하는 법을 알아야겠다 싶어서 피드백 속 저에게 필요한 액션들을 찾는 것에 집중했어요. 자연스럽게 감정적인 부분에서는 멀어지고, ‘피드백 속 상대방이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어디에 집중하면 될까’,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가’를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그럼에도 안 풀리는 부분은 상대방에게 질문도 해보고요. 그러다 보면 결국 일은 해결되어 있더라고요. 그런 만큼 저도 성장해왔고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군요? 흠..   제가 피드백을 너무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던 것 같기도 하네요. 사실 어제 팀장님이 저에게 독특하지 않다고 하시고, 은진님께 먼저 피드백 받아보라는 부분에서 자존심도 상하고.. 기분이 썩 좋지는 않더라고요. 뭔가 팀장님이 저를 못 믿는 거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런 생각이 들었을 수 있겠네요! 제 생각은 좀 다르긴 해요. 팀장님이 직접 수정을 하라고 말씀하시는 것보다, 팀원과 상의를 할 때 좀 더 자유롭게 생각해 볼 수 있잖아요? 또 오히려, 뭔가 아쉬운 부분을 직접 찾으실 수 있는 걸 믿기 때문에 그렇게 피드백을 하셨을 수도 있고요.”

“그렇게 생각하니 또 그렇네요? 제가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한 것 같아요.”

“그럴 수 있죠. 저도 가끔은 피드백이 엄청 불편할 때도 있어요. 걸러 들으려고 노력하는 거지! 부정적인 생각에만 빠져있는 건 저한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더라고요. 결국 그 피드백으로 금방 수정도 하고, 해결도 하고, 컨펌도 받았잖아요? 그런 긍정적인 부분들에 집중해 보는 건 어떨까요?

“맞아요.. 정말 그렇네요? 딱히 대책도 없구,, 부정적인 피드백이라 생각했는데 결국 잘 해결이 됐네요ㅎㅎ 감사해요. 마음이 한 결 편해졌어요. 저도 감정에 빠지기 보다 피드백 속에서 얻어낼 것은 얻어내고 성장하겠다는 생각으로 점차 바꿔볼게요!”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에요~~ 힘들면 언제든지 말해요~~”

 

은진님과 얘기를 나눈 후 마음이 편해졌다. 이미 나 스스로도 피드백을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고, 긍정적인 효과는 생각하려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전에 했던 프로젝트도 팀장님과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아이디어를 발전시켰고, 결국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그 과정을 통해 성장도 할 수 있었다. 내 생각 속 피드백을 ‘나의 성장을 위한 조언’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물론 은진님이 말한 것처럼 무조건적으로 수용할 것이 아니라 나에게 필요한 조언인지 확인하고 걸러내는 작업은 필요하겠지만.. 이렇게 생각하니 피드백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 사라졌다. 팀장님이 나를 못 믿는다고 생각했던 케이스들도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피드백 받는 게 두렵고 이미 겁을 먹고 있으니, 부정적으로만 생각했던 부분이 컸다. 늘 나름의 지지와 해결책을 주시기도 했고, 감정에서 좀 떨어져 보니 상황을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점심시간에 잠깐 동안 나눈 대화로 많은 생각도 하고, 좀 더 잘 해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좋았다. 왠지 얼른 일을 하고 싶은 기분도 들었달까. 다음에 듣는 피드백은 바로 감정적으로 대하기보다는 조언으로 받아들이고 필요한 것을 찾는 데에 더 집중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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