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verse #1
with ID Sensitive
"예민함이 고개를 들었다…!"
언젠가 학과 선배의 제안으로 한 공공기관에서 진행하는 사업에 참여했던 적이 있다. 인도네시아로 봉사활동을 하러 가는 일이었다. 학교의 선배 및 동기들이 함께 참여하게 되었는데 어색한 사람들도 많아 걱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평소 친하게 지내던 동기 한 명이 있어 그 걱정은 금방 사라졌다. 인도네시아로 출발하기 2개월 전부터 함께 갈 사람들과 자주 모여 현지에서 할 일들을 준비했지만 사람들과 친해지는 데 신중한 나는 친했던 동기 외에 다른 사람들과는 쉽사리 친해지지 못했다. 하지만 친한 친구가 있으니 타지로 가서 생활을 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여, 친해지지 못한 것에 대해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랜만에 집에서 침대에 누워 인스타그램 피드를 구경하고 있었는데 한 사진이 나를 벌떡 일어나 앉게 했다. 그 사진은 사업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친한 친구와 다른 동기 그리고 선배 몇명이 회식을 하고 있는 사진이었다. 뭔지 모를 초조함…?이 느껴졌다. ‘내가 불편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이야기 안 했겠지…’라고 생각했지만 나의 감정은 계속해서 불편했다. 그 뒤로도 편하게 둘이서 밥 먹으려는 나완 달리 붙임성이 좋던 그 친구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려 했고 그러다 보니 준비기간 동안 친구랑 붙어 다닐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다. 조금씩 서운한 감정들이 올라오고 있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고(아니, 않는 척하고) 할 일을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인도네시아로 출발할 시간이 다가왔다.
7~8시간의 비행으로 인도네시아에 도착했다. 도착해서 인도네시아 땅을 밟는 순간. 나는, 흠… 더웠다. 그리고 습했다. 처음 밟아본 외국 땅이라 설렜고 약간의 두려움도 함께했다. 그리고 활동이 시작되었다. 처음으로 다른 나라에 와서 새로운 환경에 놓이는 것이 재밌기도 했고 봉사활동으로 보람찬 날들을 보냈지만 평소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터인지 다른 것보다 혼자 있는 시간이 없어진 것이 스트레스로 다가왔고 타지에 친하지 않았던 사람들과 함께 있으니 더더욱 불편했었다.
"Lv.99 예민함!!!"
그러던 어느 날 사람들이 맥주를 마시러 술집에 다녀온다고 했고, 모처럼 얻는 혼자만의 시간이라고 생각하여 나는 숙소에서 쉬고 있었다. 사람들은 자정이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술집에 갔다 온 친구와 선배가 둘이 이야길 나누고 있었는데 분위기가 심각했다. 이야기가 궁금해진 나는 친구에게 무슨 일인지 물어보았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이 “신경쓰지 마~”였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친구의 다섯 음절이 “너는 필요 없어”라는 말로 들렸다. 그리고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고 귀가 먹먹해졌다. 슬펐다. 그 말과 함께 그 친구와의 옛추억들이 떠올랐고 그 친구가 나에게서 점점 멀어져갔다. 별거 아닌 일에 소심하게 과민 반응하는 것 같아 짜증도 났지만 서운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방으로 돌아와 그 친구가 한 말을 계속 곱씹었다. 곱씹을수록 무시를 당한 것 같아 나는 화가 났고, 그렇게 나는 그 친구에 대한 불편함을 키워가고 있었다. 어떻게 신경쓰지 말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 계속 불편했다. 왜 그렇게 말했는지 따지고 싶었지만 큰 갈등이 만들어질 것 같아 그러지 못했다. ‘그냥 며칠 조금만 불편하자… 불편함이야 금방 사라지겠지! 아, 빨리 한국 가고 싶다’로 그날을 정리했다.
이 불편함을 가진 며칠의 기간 동안, 나는 극도로 예민해졌다. 친구의 행동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이전처럼 편하게 대하다가도 거리를 두는 것처럼 대하기도 했다. 도대체 알 수가 없었다. 내가 뭘 잘못했나, 내가 싫어졌나, 그냥 별 뜻 없이 얘기한 건가…? 수많은 생각들이 나를 예민하게 만들었다. 예민함으로 불편했던 나는 일에만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 일 속에서 수많은 회의가 진행되었고, 그로 인해 나도 새로운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
며칠 뒤 한국으로 돌아온 우리는 회식을 하게 되었다. 사람들과 왁자지껄 수다를 피우며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계속 그 친구가 눈에 띄었다. 아직도 나는 불편함이 쌓여 있었던 것이다. 속으론 ‘말을 할까 말까, 할까 말까’ 하면서 겉으론 사람들과 인도네시아에서의 이야기를 떠들고 있었다.
1시간이 지났을까, 그 생각에 아직도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에 나는 짜증과 답답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게 뭐라고 이렇게 휘둘리고 있어’라는 생각에 갇혀 있던 나는 결국 맥주잔을 들고 그 친구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그리곤 그때의 사건이 기억에 없는 척 다른 얘기를 꺼냈고, 속으론 ‘언제 이야기할까?’ 고민하며 전혀 다른 이야기를 나누었다.그리고 꾹꾹 눌러 왔던 질문을 갑자기 생각난 척 이야기했다.
“맞다! 너 그때 그거 기억 나?”
“뭐?”
“너 그 맥주집 갔다 와서 그 언니랑 심각하게 이야기하길래,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더니 네가 신경쓰지 마, 라고 했던 거. 엄청 서운했음…”이라고 아무렇지 않은 척 말을 꺼냈다.
그런데 돌아온 답은,
“내가??!! 내가 언제?! 기억이 왜 안 나지…? 근데 나 그런 말 자주 해서 그랬을 것 같아ㅜㅜ 미안해ㅜㅜㅜㅜㅜ” 였다.
지금까지 이 말에 신경쓰고 고민하고 있던 나의 시간들이 무색해졌다. ‘하아… 뭐 한 거지?’
하지만 이전까지 그 일에 대해 수많은 생각들을 했던 터인지 불편한 감정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몇 년이 지난 지금 그 친구와 나는 절친이다.
하지만 아직도 그때의 일에 대해 생각한다.
‘진짜 별 생각 없이 한 말인가…?’
Opinion
그런 적 있지 않으세요? 누군가가 한 말에 훅 빠져들었던 적. 그 말에 이상하게 예민하게 반응했던 적. 우리의 universe 안에 존재하는 ID SENSITIVE가 활동을 시작했을 때입니다. ID SENSITIVE는 모두의 universe에 존재합니다. 하지만 모든 SENSITIVE가 ‘타인이 하는 말’에 관심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관계, 요즘 하고 있는 업무, 자신의 패션 스타일 등 현재 관심을 갖고 있는 대상이나 고민에 따라 예민함의 대상은 달라집니다.
위 글의 주인공은 익숙하지 않은 타지에서 낯선 사람들 사이에 놓여져, 뻘쭘하고 외로워질 자신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걱정은 친구의 언행에 대한 예민함을 만들어냈습니다. 왜냐하면 그 친구는 자신의 걱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상이었거든요. 낯가림이 심해 먼저 친해지지 못하는 주인공은 붙임성이 좋은 친구가 타지에서 낯선 사람들과의 관계로 불편해질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친구를 통해 외로움과 뻘쭘함 없이 타지에서도 잘 적응하며 스스로 할 일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처럼 ID SENSITIVE가 활동을 시작하면, 어떤 욕구가 여러분의 ID SENSITIVE를 움직이고 있는지 잠시 생각해보시면 어떨까요? 자신의 욕구를 이해한다면 조급하고 날카롭고 예민하게 반응하던 SENSITIVE가 서서히 평화를 찾고 여유롭게 움직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

Universe #1
with ID Sensitive
"예민함이 고개를 들었다…!"
언젠가 학과 선배의 제안으로 한 공공기관에서 진행하는 사업에 참여했던 적이 있다. 인도네시아로 봉사활동을 하러 가는 일이었다. 학교의 선배 및 동기들이 함께 참여하게 되었는데 어색한 사람들도 많아 걱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평소 친하게 지내던 동기 한 명이 있어 그 걱정은 금방 사라졌다. 인도네시아로 출발하기 2개월 전부터 함께 갈 사람들과 자주 모여 현지에서 할 일들을 준비했지만 사람들과 친해지는 데 신중한 나는 친했던 동기 외에 다른 사람들과는 쉽사리 친해지지 못했다. 하지만 친한 친구가 있으니 타지로 가서 생활을 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여, 친해지지 못한 것에 대해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랜만에 집에서 침대에 누워 인스타그램 피드를 구경하고 있었는데 한 사진이 나를 벌떡 일어나 앉게 했다. 그 사진은 사업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친한 친구와 다른 동기 그리고 선배 몇명이 회식을 하고 있는 사진이었다. 뭔지 모를 초조함…?이 느껴졌다. ‘내가 불편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이야기 안 했겠지…’라고 생각했지만 나의 감정은 계속해서 불편했다. 그 뒤로도 편하게 둘이서 밥 먹으려는 나완 달리 붙임성이 좋던 그 친구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려 했고 그러다 보니 준비기간 동안 친구랑 붙어 다닐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다. 조금씩 서운한 감정들이 올라오고 있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고(아니, 않는 척하고) 할 일을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인도네시아로 출발할 시간이 다가왔다.
7~8시간의 비행으로 인도네시아에 도착했다. 도착해서 인도네시아 땅을 밟는 순간. 나는, 흠… 더웠다. 그리고 습했다. 처음 밟아본 외국 땅이라 설렜고 약간의 두려움도 함께했다. 그리고 활동이 시작되었다. 처음으로 다른 나라에 와서 새로운 환경에 놓이는 것이 재밌기도 했고 봉사활동으로 보람찬 날들을 보냈지만 평소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터인지 다른 것보다 혼자 있는 시간이 없어진 것이 스트레스로 다가왔고 타지에 친하지 않았던 사람들과 함께 있으니 더더욱 불편했었다.
"Lv.99 예민함!!!"
그러던 어느 날 사람들이 맥주를 마시러 술집에 다녀온다고 했고, 모처럼 얻는 혼자만의 시간이라고 생각하여 나는 숙소에서 쉬고 있었다. 사람들은 자정이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술집에 갔다 온 친구와 선배가 둘이 이야길 나누고 있었는데 분위기가 심각했다. 이야기가 궁금해진 나는 친구에게 무슨 일인지 물어보았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이 “신경쓰지 마~”였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친구의 다섯 음절이 “너는 필요 없어”라는 말로 들렸다. 그리고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고 귀가 먹먹해졌다. 슬펐다. 그 말과 함께 그 친구와의 옛추억들이 떠올랐고 그 친구가 나에게서 점점 멀어져갔다. 별거 아닌 일에 소심하게 과민 반응하는 것 같아 짜증도 났지만 서운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방으로 돌아와 그 친구가 한 말을 계속 곱씹었다. 곱씹을수록 무시를 당한 것 같아 나는 화가 났고, 그렇게 나는 그 친구에 대한 불편함을 키워가고 있었다. 어떻게 신경쓰지 말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 계속 불편했다. 왜 그렇게 말했는지 따지고 싶었지만 큰 갈등이 만들어질 것 같아 그러지 못했다. ‘그냥 며칠 조금만 불편하자… 불편함이야 금방 사라지겠지! 아, 빨리 한국 가고 싶다’로 그날을 정리했다.
이 불편함을 가진 며칠의 기간 동안, 나는 극도로 예민해졌다. 친구의 행동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이전처럼 편하게 대하다가도 거리를 두는 것처럼 대하기도 했다. 도대체 알 수가 없었다. 내가 뭘 잘못했나, 내가 싫어졌나, 그냥 별 뜻 없이 얘기한 건가…? 수많은 생각들이 나를 예민하게 만들었다. 예민함으로 불편했던 나는 일에만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 일 속에서 수많은 회의가 진행되었고, 그로 인해 나도 새로운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
며칠 뒤 한국으로 돌아온 우리는 회식을 하게 되었다. 사람들과 왁자지껄 수다를 피우며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계속 그 친구가 눈에 띄었다. 아직도 나는 불편함이 쌓여 있었던 것이다. 속으론 ‘말을 할까 말까, 할까 말까’ 하면서 겉으론 사람들과 인도네시아에서의 이야기를 떠들고 있었다.
1시간이 지났을까, 그 생각에 아직도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에 나는 짜증과 답답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게 뭐라고 이렇게 휘둘리고 있어’라는 생각에 갇혀 있던 나는 결국 맥주잔을 들고 그 친구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그리곤 그때의 사건이 기억에 없는 척 다른 얘기를 꺼냈고, 속으론 ‘언제 이야기할까?’ 고민하며 전혀 다른 이야기를 나누었다.그리고 꾹꾹 눌러 왔던 질문을 갑자기 생각난 척 이야기했다.
“맞다! 너 그때 그거 기억 나?”
“뭐?”
“너 그 맥주집 갔다 와서 그 언니랑 심각하게 이야기하길래,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더니 네가 신경쓰지 마, 라고 했던 거. 엄청 서운했음…”이라고 아무렇지 않은 척 말을 꺼냈다.
그런데 돌아온 답은,
“내가??!! 내가 언제?! 기억이 왜 안 나지…? 근데 나 그런 말 자주 해서 그랬을 것 같아ㅜㅜ 미안해ㅜㅜㅜㅜㅜ” 였다.
지금까지 이 말에 신경쓰고 고민하고 있던 나의 시간들이 무색해졌다. ‘하아… 뭐 한 거지?’
하지만 이전까지 그 일에 대해 수많은 생각들을 했던 터인지 불편한 감정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몇 년이 지난 지금 그 친구와 나는 절친이다.
하지만 아직도 그때의 일에 대해 생각한다.
‘진짜 별 생각 없이 한 말인가…?’
Opinion
그런 적 있지 않으세요? 누군가가 한 말에 훅 빠져들었던 적. 그 말에 이상하게 예민하게 반응했던 적. 우리의 universe 안에 존재하는 ID SENSITIVE가 활동을 시작했을 때입니다. ID SENSITIVE는 모두의 universe에 존재합니다. 하지만 모든 SENSITIVE가 ‘타인이 하는 말’에 관심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관계, 요즘 하고 있는 업무, 자신의 패션 스타일 등 현재 관심을 갖고 있는 대상이나 고민에 따라 예민함의 대상은 달라집니다.
위 글의 주인공은 익숙하지 않은 타지에서 낯선 사람들 사이에 놓여져, 뻘쭘하고 외로워질 자신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걱정은 친구의 언행에 대한 예민함을 만들어냈습니다. 왜냐하면 그 친구는 자신의 걱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상이었거든요. 낯가림이 심해 먼저 친해지지 못하는 주인공은 붙임성이 좋은 친구가 타지에서 낯선 사람들과의 관계로 불편해질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친구를 통해 외로움과 뻘쭘함 없이 타지에서도 잘 적응하며 스스로 할 일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처럼 ID SENSITIVE가 활동을 시작하면, 어떤 욕구가 여러분의 ID SENSITIVE를 움직이고 있는지 잠시 생각해보시면 어떨까요? 자신의 욕구를 이해한다면 조급하고 날카롭고 예민하게 반응하던 SENSITIVE가 서서히 평화를 찾고 여유롭게 움직이기 시작할 것입니다.